요즘 들어 가족 이야기가 유독 자주 뉴스에 오르내린다.

얼마 전 본 기사 하나가 마음에 남았다. 오랜 시간 법정 다툼을 이어온 형제가 12년 만에 법정에서 마주했다는 내용이었다. 재벌가 이야기라 처음에는 그냥 흥미 위주로 읽었는데, 막상 내용을 들여다보니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형은 동생의 처벌을 원한다며 법정에서 강한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12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법정에서 마주한 두 사람의 눈빛에는 서로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가득했다고 한다. 그들의 표정을 담은 사진을 보면서, 과연 어떤 상처가 형제 간의 정을 이렇게까지 갈라놓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이런 재벌가 이야기를 보면 늘 좀 머쓱해진다. 우리 같은 평범한 가장에게 수천억 자산을 두고 싸우는 형제의 모습은 상상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결국 그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형제’이자 ‘가족’이었다. 돈의 규모만 다를 뿐, 서로에 대한 서운함과 상처는 누구나 비슷하게 겪는 일이 아닐까. 실제로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따르면, 상속 분쟁 상담 건수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부모의 부동산을 둘러싼 갈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하니, 결국 우리 모두가 피할 수 없는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며칠 전에는 또 다른 가족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이혼 소송 과정에서 오래전 정치 자금으로 얽힌 시모의 거액 기부금 자금 흐름까지 검찰이 추적하고 있다는 뉴스였다. 동아일보 기사를 읽으면서 든 생각은, 가족 간의 문제가 이렇게까지 외부로 번질 수 있구나 하는 점이었다. 부부 싸움 하나가 집안 전체의 과거까지 끄집어내는 모습을 보니, 정말 가족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검찰이 추적하는 자금의 규모가 수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가족 간의 불신은 더욱 안타까웠다. 결국 이혼 소송이 단순한 부부 간의 문제를 넘어, 가문 전체의 역사와 얽히게 된 것이다.
사실 나도 몇 년 전, 작은 규모지만 상속 문제로 형제들과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남겨진 집 한 채를 두고 벌어진 일이었다. 그때 나는 전문가의 조언을 구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했었다. 지금 돌아보면, 처음부터 민사변호사와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면 훨씬 덜 힘들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법적인 문제는 감정이 섞이면 더욱 복잡해지니까. 당시에는 변호사 비용이 부담스러워 혼자 해결하려 했지만, 결국 더 큰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했다. 그 경험을 통해, 법률 문제는 초기부터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뉴스에서 보이는 재벌가의 싸움을 보면 ‘참 안타깝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들도 결국은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가족 간의 정은 이미 많이 상처받았을 거다. 게다가 이런 소송은 한번 시작되면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관계는 더욱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상속 분쟁 소송의 평균 진행 기간은 3년 이상이라고 한다. 그 3년 동안 가족들은 법정에서만 만나게 되고, 명절이나 생일 같은 일상적인 가족 행사는 모두 중단된다. 결국 소송이 끝난 후에도 서로를 다시 가족으로 받아들이기까지는 수년이 더 걸린다고 하니, 그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법원의 판단은 명확할 것이다. 하지만 판결 이후에도 그들 사이에는 풀리지 않은 감정의 골이 남아 있을 테다. 돈이 많은 집안일수록 오히려 더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돈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벌가의 상속 분쟁을 다룬 책을 보면, 승소한 쪽도 패소한 쪽도 모두 패배자라는 말이 나온다. 승소한 사람은 가족을 잃었고, 패소한 사람은 재산과 가족을 모두 잃었기 때문이다. 결국 돈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소송이 끝난 후에야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시사 이슈를 볼 때마다 우리 가족에게 더 다정해져야겠다고 다짐한다. 큰돈이 없어도 다툼은 일어날 수 있고, 작은 오해가 쌓여 큰 상처가 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만약 정말 법적인 문제가 생긴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차분하게 전문가와 상담하는 게 최선의 길이라는 걸 잊지 않으려 한다. 최근에는 가족 간의 갈등을 중재하는 가사 조정 제도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한다. 조정은 소송보다 빠르고, 비용도 적게 들며, 무엇보다 가족 관계를 회복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나도 그때 조정 제도를 알았더라면, 형제들과의 관계가 지금처럼 어색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번 뉴스들을 보며 평점을 매기자면, 가족 간의 갈등이라는 주제 자체는 늘 그렇듯 무겁고 슬프다. 다만, 그 과정에서 법이 제 역할을 한다는 점은 다행이다. 그래서 이번 이슈에는 3.5점을 주고 싶다. 뉴스로서는 흥미롭지만, 그 이면의 아픔을 생각하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기사들이 단순히 재벌가의 스캔들로 소비되지 않고, 우리 사회의 가족 갈등 문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혹시라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면,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길 권한다. 법은 감정을 대신하지 않지만, 갈등을 해결하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주니까. 그리고 가족이라도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만큼은 절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도 이만.